주요 기사들의 내용을 살펴보면, 대중의 정서적 안정감과 관련된 의미 있는 변화가 펼쳐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에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COVID-19 팬데믹으로 인해 사람들은 사회의 건강과 안전을 이유로 사생활과 같은 개인의 민감한 이슈가 보장받기 어려워졌다고 생각한다. 결국 삶에 있어 중요한 가치의 우선순위를 조정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우리는 개인의 이익보다 집단적 요구가 중시되는 사회의 변화를 목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변화된 상황이 얼마나 지속될지 속단하기에는 이르지만, 아마도 민간, 기업, 정부 간의 사회적 관계와 각자의 역할을 재정립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봄에 발표된 에델만의 신뢰도 지표조사 ‘COVID-19 팬데믹 그리고 신뢰’에도 비슷한 맥락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에델만은 11개의 시장 내 13,200명의 응답자에게 정부, 기업, 미디어, NGO에 대한 대중적 신뢰도를 조사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팬데믹 사태에 대한 기업과 정부 지도자들의 대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일본을 제외한 모든 국가의 응답자는 기업보다 정부가 경기를 회복시킬 수 있을 거라 믿고 있었고 실제로 정부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도는 지난 조사(2020년 1월)보다 11포인트 상승한 65%를 기록했다.

중국은 5포인트 상승한 95%, 인도는 6포인트 상승한 87%, 한국은 무려 16포인트 상승한 67%를 기록하고 있다. 응답자들은 정부가 질병 위기 종식부터 경제 위기 해결, 그리고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 주는 등, 모든 영역에 걸쳐 팬데믹에 주도적으로 대응하기를 원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시아의 경우 다른 지역보다 통제를 감수하더라도 공공의 안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해당 사안에 대해 특히 중국과 인도에서 더욱 높은 결과를 기록했다.

한편, 세계의 기업 총수들에 대한 신뢰도는 턱없이 낮았다. 이와 같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CEO가 리더십을 발휘해 적절하게 대처했다고 생각한 응답자는 3분의 1미만이었다. 직원 보호 또는 필요한 물품 제공에 노력했다고 느낀 응답자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코로나의 장기화로 인한 불안감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79%의 중국인들은 실직 후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함에 우려를 표하고 있으며, 인도와 중국에서는 약 60%가 같은 이유로 불안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이러한 우려는 세계적 평균 수치가 48%인 것에도 여실히 드러난다. 실제로 중국은 팬데믹으로 인해 저소득층의 어려움이 심화되는 대표적인 국가다.

특히, 일본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이한 데이터 분석 결과를 나타냈다. 신뢰도 지표조사에서, 일본은 1월 이후로 신뢰도가 지속적으로 감소한 유일한 국가이다. 요코하마항에 고립되었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유람선을 시작으로 지속적인 주목을 받았던 일본은 국가비상사태의 선포에 있어 더디고 미흡했다.

일본인들은 또한 정부의 대응에 상반되는 기대치를 갖고 있다. 예를 들어, 통제를 감수할 수 있다는 의견이 표본 중에서 가장 낮은 44%를 기록했지만, 필요시 세율을 높이는 결과를 맞이하더라도 정부가 현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은 다른 표본과 비슷했다. 일본의 68%가 이러한 경기 부양의 필요성에 동조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 평균인 61%와 대체로 비슷한 수준이다.

20년의 연구를 통해 우리는 신뢰가 얼마나 어렵게 얻어지고, 그에 비해 너무 쉽게 상실되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새로 구축된 신뢰는 정부와 기업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이든 협업할 수 있고, 더불어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팬데믹 상황을 대비하여 튼튼한 체계를 구축하는 것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한다. 그러나 중요한 가치의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것은 조심스럽게 생각해야 한다. 

소비자가 생각하는 기업의 중요한 가치는 변화하고 있고, 우리는 아마 그 변화의 시작을 이미 겪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소비자의 소비패턴과 행동 변화에 맞춰 가치를 전달하는 방법을 달리한다면 기업은 가족과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사회적 기업으로서 소비자들에게 새롭게 인식될 수 있을 것이다.

정부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현재 신뢰도의 높고 낮음을 떠나 모든 정부는 많은 지지를 받으며 더 탄탄하게 성장해 이 위기를 극복하기를 바랄 것이다. 정부의 소극적인 대응은 직무유기로 비춰질 수 있고, 과도한 대응은 정부의 역할을 벗어났다고 생각할 수 있음도 특별히 유념해야 한다.

팬데믹 초기 단계를 잘 헤쳐나가는 것 또한 중요한 정부의 역할이다. 정부에 대한 기대는 코로나19의 공포감과 비례하여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들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속단할 수는 없지만, 이 사태에서 조속히 회복하기 위해서는 기업, 정부, 언론이 힘을 합쳐야만 가능할 것이다.

 

Stephen Kehoe is CEO of Edelman Asia Pacific. 

 스티븐 키호 에델만 아시아태평양 CEO. 에델만 신뢰도 지표조사는 여기 확인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