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델만 코리아(사장: 장성빈)는 “신뢰가 사라진 시대를 진단하다”라는 주제로 제 17회 ‘2017 에델만 신뢰도 지표 조사(2017 Edelman Trust Barometer)’ 세미나를 개최했다.
매년 전 세계를 대상으로 실시해 그 결과를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발표하는 ‘에델만 신뢰도 지표 조사’는 올해로 17번 째이며, 2017년에는 전 세계 28개국에서 국가별로 18세 이상 1150명, 3만3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로 진행됐다.
전 세계적으로 기업, 정부, 미디어, NGO 등 주요 주체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 가운데, 사회 시스템 전반에 대한 대중의 불신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지는데, 국민 2명 중 1명은 우리 사회의 시스템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스템이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지 여부는 불평등, 희망 결여, 확신 결여, 변화에 대한 갈망, 총 4가지 항목을 통해 조사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8%가 시스템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불확실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41%에 달했다. 시스템이 제대로 기능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은 11%에 불과했다. 특히, 상류층 (고소득층의 43%, 고학력층의 47%, 여론 주도층의 48%)에서도 사회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 조사 결과 기업, 정부, 미디어, NGO 등 주요 4대 기관에 대한 신뢰도가 전년 대비 모두 하락한 가운데 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28%로 4대 기관 신뢰도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28개국 평균인 41%보다 13%p 가량 낮으며 작년 조사 결과와 비교해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또한, 정부 관계자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17%로 더욱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에 대한 신뢰도는 29%로 조사 대상 28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4%p 하락한 것이며 조사 대상 28 개국 평균인 52%보다 약 20%p 이상 낮은 수치다. 기업의 CEO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24%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
이처럼 사회 전반의 신뢰도가 추락하고 기업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신뢰도 제고 활동에 대한 대중의 기대감은 오히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응답자의 69%는 “기업이 이윤을 창출하며 동시에 경제적 및 사회적 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고 답했다.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과 유사한 정보만을 믿고 나눔으로써 자신의 믿음을 강화하려는 ‘에코 챔버 효과’ 현상도 주목할 만 하다. 응답자들은 자신과 견해가 다른 정보에 대해서는 무시할 가능성이 약 3.5배 정도 높다고 대답했으며, 응답자의 61%는 중요한 사회 문제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바꾸지 않거나 거의 바꾸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에코 챔버 효과’는 타인의 견해에 대한 신뢰도 뿐 아니라, 전통 언론의 권위 하락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색 엔진, 전통 언론, 온라인 언론, 소셜 미디어, 온드 미디어에 대한 신뢰도 중, 전통 언론에 대한 신뢰도가 2012년 대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편, 전체 응답자의 58%는 온라인 검색 엔진을 통한 검색 결과를 가장 신뢰한다고 대답했다.
에델만 코리아 장성빈 사장은 “매년 사회 전반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고 있는 것은 전 세계적인 추세지만, 이번 우리나라의 결과는 우리 사회의 불신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다”며, “정부, 기업 등 사회 주요 기관들이 각자 책임감을 갖고 대중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더욱 열린 태도로 신뢰도 제고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는 전 세계 28개국 33,000명 이상이 참여했으며, 한국에서는 여론 주도층 200명을 포함한 총 1,150명이 참여했다. 여론 주도층은 25세 이상 64세 이하의 대졸 이상의 학력 보유자로 가계소득이 상위 25%인 사람 중, 정기적으로 뉴스 미디어를 구독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번 ‘2017 에델만 신뢰도 지표 조사 발표’ 세미나는 150여명의 사회 각계 각층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2월 8일 서울시 중구 소재 페럼타워 3층 컨퍼런스 홀에서 진행됐다. 벤 보이드 에델만 프랙티스 및 섹터 총괄 사장의 조사 결과 발표를 시작으로, 질의 응답 등의 시간이 이어졌다.
(사진: 연합뉴스)